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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월턴, <인간다움의 조건>

 17쪽/ 심리 치료, 상담, 자기 계발, 분노 관리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별로 낯설지 않을 법한 물음이 한 가지 떠오른다. 의지를 열심히 담금질하면 감정에서 벗어나고 감정을 이겨낼 수 있을까 하는 물음이다. 여기서 감정을 이겨 낸다는 것은 감정의 고약한 공격을 극복한다는 뜻이라기보다는 그저 감정에 더 이상 농락당하지 않는 정신적 원칙의...

실비아 플라스, <벨자>

106쪽/ 할 줄 모르는 일의 목록이 점점 길어졌다. 춤에 관한 한 몸치였다. 리듬을 타지 못했다. 균형 감각이 없어서 체육 시간에 양손을 뻗고 멀에 책을 올리고 좁은 판자 위를 걸을 때면 늘 떨어졌다.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승마와 스키지만 비용이 많이 들어서 못 배웠다. 독일어로 말할 줄도, 한자를 쓸 줄도 몰랐다. 히브리어도 읽...

율리 체, <형사 실프와 평행 우주의 인생들>

20쪽/ 그 무엇도 이 세계를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세계는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포함한다. 그는 자신의 경계들이 작은 편린들의 거대한 소용돌이 속에서 희미해진다는 사실을 안다. 23쪽/ 그는 10분 이상 같이 있어도 자신이 참고 견딜 수 있을 인간은 세상을 통틀어 단 한 명도 없다고 확신했다. 이것이 어찌나 큰 오류였던지 오스...

프랑수아 모리아크, <사랑의 사막>

31쪽/  한집에서 밀착해서 살다 보면 식구들은 각자가 상대방의 속마음을 꿰뚫고 있다는 그릇된 믿음에 빠지게 된다. 자신은 진심을 털어놓지 않으면서도 상대방의 비밀은 파헤치고 싶은 모순된 욕구를 가지게 된다. 할머니는 며느리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는 했다. "그 애는 절대로 나한테 아무 이야기도 안 해. 그래도 나는 그 애 속을 훤히 알지." 타...

로베르토 볼라뇨, <2666>-2부

329쪽/ 고독 속에서 롤라는 아말피타노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면서 시간을 죽였다. 편지에서 그녀는 산세바스티안과 그녀가 매일 찾아가던 정신 병원 주변에서 자기가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말했다. 그녀는 쇠창살 울타리를 쳐다보면서 시인과 텔레파시로 접촉한다고 상상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근처 숲에서 공터를 찾아 책을 읽거나 아니면 조그만 꽃이나 풀잎을 주워 ...

안톤 체호프, 「개를 데리고 다니는 여인」,『사랑에 관하여』, 안지영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214쪽/ 오레안다에서 그들은 교회 가까이에 있는 벤치에 앉아 말없이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아침 안개 속으로 희미하게 얄타가 보였고, 산 정상에는 흰 구름이 미동도 없이 걸려 있었다. 나뭇잎들이 사각거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고, 그저 매미들만 소리쳐 울었다. 그리고 아래에서 들려오는 단조롭고 황량한 파도소리는 우리를 기다리는 안식, 영원한 잠에 관한 ...

안톤 체호프, 「사랑에 관하여」,『사랑에 관하여』

190쪽/ "왜 펠라게야가 정신적으로나 외모로나 자기한테 더 어울리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않고 저 괴물, 이 집에선 모두 그놈을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니카노르를 사랑하게 됐을까요. 사랑에서만큼은 지극히 개인적인 행복이 가장 중요한 문제니 모든 것을 이해할 도리는 없겠죠. 아니면 맘대로 해석해 볼 수도 있겠지요. 사랑에 관해 지금껏 내려진 정의 중 논쟁...

안톤 체호프, 「산딸기」,『사랑에 관하여』

 사실 딸기는 딱딱하고 시었습니다. 하지만 푸시킨이 말한대로 '진리의 어둠보다는 우리를 고양시키는 기만이 더 소중'한 법이죠. 저는 그때 오래된 꿈을 너무도 명백하게 이룬 행복한 인간을 보았습니다. 삶의 목표를 이루고 원하는 것을 얻어 자기 자신과 운명에 만족한 인간을요. 인간의 행복에 관한 제 생각은 왜 그런지 늘 무언가 슬픈 것과 뒤섞여 있...

안톤 체호프, 「상자 속의 사나이」,『사랑에 관하여』

 "원래 본성이 고독해서 조개나 달팽이처럼 자기 껍질 속으로 기어들려는 사람들이 세상에 제법 많거든요. 어쩌면 이건 격세 유전 현상인지도 모르죠. 인간의 조상이 아직 사회적인 동물이 아니고, 외롭게 자기 굴에 살던 때로의 회귀라고나 할까요. 아니면 사람 성격의 일종인지도 모르지요. 누가 알겠어요? 난 자연과학을 공부한 사람이 아니니 자세한 내막...

안톤 체호프, 「검은 수사」,『사랑에 관하여』

77쪽/ 페소츠키는 회반죽이 군데군데 벗겨진 기둥들과 사자상이 서 있고 현관에는 제복을 입은 하인들이 대기하고 있는 거대한 집에서 살았다. 영국식으로 구획된 고풍스럽고 염격한 스타일의 정원은 어딘지 우울해 보였다. 정원은 집에서 강에 이르는, 1베르스타는 족히 되는 거리 끝까지 이어지다 점토질로 이루어진 가파른 강기슭에 이르러서야 끝이 났다. 강기슭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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