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체호프, 「진창」,『사랑에 관하여』 단편소설 기록



/44쪽 삶은 이전과 마찬가지로 특별한 문제 없이 느리고 평범하게 흘러갔다. 땅에는 그림자가 드리우고 구름 속에서는 우레가 우르릉거렸으며, 때때로 바람이 자연도 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어 하는 듯 구슬픈 신음 소리를 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이들의 익숙한 평온을 깰 수는 없었다. 그들은 수산나 모이세예브나와 어음에 관해서는 더 이상 이야기하지 않았다. 두 사람 다 이 사건을 입 밖에 낸다는 것이 어쩐지 부끄러웠던 것이다. 대신 그들은 인생이 너무도 갑작스레, 우연히 그들 앞에 펼쳐 보여 준 진귀한 소극처럼 즐겨 그녀를 생각했다. 분명 노년에 기분 좋게 떠올릴 수 있는 추억이리라…….


/안톤 체호프, 「진창」,『사랑에 관하여』, 안지영 옮김, 펭귄클래식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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