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제13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영화

제피르 Zephyr / 벨마 바쉬  / 터키 / 2010 
사랑에 대한 모든 것 All About Love / 허안화 / 홍콩 / 2010 
새미의 카니보어 Year of the Carnivore / 숙인 리 / 캐나다 / 2009
주시Jucy / 루이즈 앨스톤 / 호주 / 2010

 내가 선택한 이번 여성 영화제 영화들 중에는 아주 인상적인 것이 별로 없었다. 최근에는 너무 무거운 이슈에는 집중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그리 심각하거나 진지하지 않을 만한 내용이 담긴 영화만을 골랐기 때문일까. 

예상을 빗나가지 않았던 것은 <제피르>였고 사실 <주시>는 약간 실망이었다. 심야영화제 3편 중에서 1편은 아예 보지 않았고 다른 1편은 보다가 나왔기 때문에 제대로 본 것은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인데 이 영화는 제목이 너무 거창했던 것에 비해 내용은 감상주의로 무장하고 있었고 겉포장이 로맨티시즘인데 영화 자체는 설명적이고 당위적인 것이었다. 영화를 보면서 배경인 홍콩에 여행가고 싶다는 생각은 했고 애니타 역할을 맡은 배우가 정말 예쁘다고 감탄했지만 영화 내용이 레즈비언 커플, 바이섹슈얼 커플, 미혼모, 대안가족, 사회적 차별 문제 등을 두루 다루려다 보니 아무래도 영화가 뻣뻣해지는 감이 컸다. 다시 생각해도 제목부터가 범위가 너무 크긴 하다.
<새미의 카니보어>는 유쾌했고 재미있었다. 영화는 어렸을 적에 병을 알아서 키가 자라지 않고 몸이 바싹 말라 남자에게 영 인기를 얻지 못하는, 자립을 위해 아르바이트로 힘겹게 먹고 사는 소녀 새미(사만사)의 성과 사랑에 대한 고민 이야기, 라고 가볍게 요약해볼 수 있겠다. 영화를 끝까지 보지 못했지만 안 봤어도 뭐...대충 중반까지는 봤는데 이런 류의 영화들이 대개 그렇듯이 새미가 끝까지 엄청 잘되지는 않았을 거고 나름대로 그녀만의 변화를 약간 모색하고 끝났을 거라 예상해본다.
<주시>는 애초에 시놉이 마음에 들었던 거라 내용 자체는 내 취향이었는데 미장센은 내 생각보다는 별로였다. 그래도 가장 재미있게 보았던 것은 <주시>. <제피르>는 엄밀히 말해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가장 취향이었고(특히 미장센이) <사랑에 대한 모든 것>은 그냥 함께 영화를 보고 싶었던 사람과 심야영화를 봤다는 데에서, 그리고 내가 고민하는 정체성의 문제들을 약간이나마 보여줬다는 데에서 영화의 의의를 찾아본다. 


덧글

  • 레미키 2011/04/18 00:35 # 답글

    제피르 저 장면 넘 예뻤어ㅠ 다른 부분도 좋았지만ㅋㅋㅋ 지금까지 봤던 여성영화제 영화 중에 제일 좋았던 것이나 인상적이었던 영화는 뭐야?
  • 오롯 2011/04/18 01:33 #

    가장 좋았던 게 천국의 가장자리. 제일 인상적이었던 건 홈.
  • 오롯 2011/04/18 01:33 #

    재밌었던 영화로는 주시도 있겠고...푸치니 초급과정이라는 영화 있거든. 그건 2007년에 봤던 거고 제대로 감상 적어두지 않았지만 그것도 재밌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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